상장에 성공한 CXMT는 85억 달러가 넘는 실탄을 확보할 것 같지만, 기술격차가 꽤 벌어져 있고, 미국정부의 추가규제 가능성이 남아있음.
애플이 CXMT의 규제를 풀기위해 로비하고 있는 것이 변수임.
중국 D램 제조사 CXMT(창신메모리)가 27일 상하이 커촹반(STAR Market)에 상장해 첫날 472% 폭등했다. 공모 당시 855억 달러였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4890억 달러로 불어나 중국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반도체 애널리스트 메르는 이 급등의 배경에 중국 지방정부의 20년짜리 베팅이 있다고 짚었다.
CXMT를 실제로 움직이는 곳은 안후이성 허페이시 지방정부다. 최대주주부터 3대주주까지 지분 42%가 넘는 몫을 허페이시와 국가 반도체 펀드가 쥐고 있고, 이번 상장으로 지분이 희석돼도 국가자본 비중은 38% 안팎을 유지한다. 사실상 국영기업에 가깝다는 뜻이다. 허페이시에는 이미 성공 사례가 있다. 2002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가 LCD 사업부(하이디스)를 매각하자,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징둥팡이 이를 헐값에 인수해 기술과 인력을 중국으로 옮겼다. 그렇게 세워진 공장이 지금 세계 1위 LCD 업체 BOE다. 허페이시는 이 BOE에 시 재정의 절반을 걸어 성공시킨 뒤, 같은 방식을 2016년 CXMT에 그대로 반복했다.
CXMT는 2009년 파산한 독일 D램업체 키몬다의 특허 7000여 건을 사들이고, 핵심 기술진과 대만·한국 경쟁사 엔지니어들까지 데려와 기술을 흡수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출신 10명이 기밀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올해 4월 1심에서 6~7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 결과 CXMT의 D램 세계 점유율은 1년 새 4.1%에서 7.7%로 올랐다. 삼성(38.6%)·SK하이닉스(28.8%)·마이크론(22.4%)에 이은 4위지만, 대부분 중국 내수 물량이다. 최신 DDR5도 24Gb 급으로 선두권의 32Gb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고, HBM은 HBM2급을 만드는 수준이라 이미 HBM4로 넘어간 삼성·SK하이닉스보다 두 세대가량 늦다.
CXMT는 미 국방부의 조달 제한 명단에 이미 올라 있지만, 이건 정부기관이 CXMT 제품을 사지 않는다는 뜻이라 타격이 크지 않다. 진짜 위험은 미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다. 여기 오르면 특별 허가 없이는 미국산 반도체 장비·부품을 살 수 없게 된다. 등재 여부를 정하는 위원회가 CXMT를 검토 중인데, 정작 CXMT 칩 구매를 원하는 애플이 백악관과 상무부에 반대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남아 있다. 메르는 CXMT가 이번 상장으로 85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했지만, 기술 격차와 규제 리스크는 그대로라고 짚었다.
투자 포인트 · CXMT의 급등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메모리 굴기에 크게 베팅하고 있다는 뜻이지만, DDR5는 한 세대·HBM은 두 세대 뒤처진 실제 기술 격차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국의 엔티티 리스트 등재 여부를 보면 CXMT의 진짜 시험대는 지나간 게 아니라 아직 남아 있다.
짚어볼 점 · CXMT의 상장 폭등은 실제 기술 추격을 반영한 걸까, 아니면 결국 베이징과 허페이시의 자금이 격차를 메워줄 거라는 베팅일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