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에도 1,550원을 넘어갔던 원달러 환율이 7월말 1,435원까지 변하고 있음.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DXY)는 0.2%를 내리는데 그쳤기때문에, 달러가 약해진게 아니라 원화가 강해진 것임.
경상수지 흑자는 달러가 들어온다는 말이 아님.
7월 초 1,550원을 넘던 원달러 환율이 7월 말 1,435원까지 내려왔다. 한 달 만에 115원이 움직였다.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0.2% 내리는 데 그쳤다. 달러가 싸진 것이 아니라 원화가 비싸진 것이다.
원화, 11주 만의 고점 찍은 뒤 하반기에도 강세 이어갈 전망 (KED글로벌, 2026-07-24)KED글로벌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 자본 유출 둔화, 반도체 수출로 들어오는 달러,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상 최대 경상수지를 배경으로 꼽았다. 다섯 가지 중 넷은 전부터 있던 것이고, 이번에 새로 바뀐 것은 자본 유출 쪽이다.
올해 한국은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쌓고 있었다. 1~5월 누적 1,413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2025년 연간 흑자 1,230억달러를 다섯 달 만에 넘겼다. 그런데도 7월 초까지 환율은 1,550원을 넘고 있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장부에 벌었다고 적히는 금액이지, 그 달러가 국내로 들어왔다는 말이 아니다. 수출 기업이 번 달러를 미국에 그대로 쌓아 두면 흑자는 커지지만 원화로 바뀌는 달러는 없다. 반면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갈 때 빠져나가는 달러는 현찰이다. 한국은행 집계로 올해 1~6월에 주식을 팔고 나간 돈이 1,102억달러였다. 쉽게 말해 장부에는 흑자가 찍히는데 창구에서는 달러가 나가고 있었다.
7월 셋째 주부터 외국인의 순매도가 멈췄다. 크게 사들였다기보다, 빠르게 나가던 돈이 잠시 멈춰 선 쪽에 가깝다. 현찰이 빠져나가는 것이 멈추자 그동안 쌓여 있던 흑자가 그제야 환율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금리가 붙었다. 7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다. 2023년 초 이후 3년 반 만의 인상이었다.
한국은행, 금리 인상하며 추가 긴축 시사 (UPI, 2026-07-16)UPI는 표결이 만장일치였고, 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2%,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가 2.5%였다고 전했다. 총재는 기존 2.6% 성장 전망이 이제는 너무 낮아 보이며 크게 상향될 수 있다고 했다. 성장이 예상보다 세다면 금리를 더 올리지 못할 이유가 줄어든다.
한국은행이 3년 반 만에 금리를 올렸지만 물가가 더 높아 실질금리는 아직 마이너스다. 미국과의 정책금리 차이도 1%포인트가 남아 있다. 금리만 놓고 보면 원화로 갈아탈 이유가 아직 크지 않다는 뜻이고, 이번 강세를 금리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2026-08-03 조회 · 미국 기준금리는 FRED DFEDTARU(2026-07-26 기준) · 한국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2026-07-16 금통위 결정 · 6월 소비자물가 3.2%는 UPI 보도 인용
수급 쪽에서는 당국이 움직였다. 스무딩 오퍼레이션, 외환 공동검사,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연장이 함께 나왔다.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환율이 급하게 움직일 때 당국이 시장에 직접 들어가 오르내리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외환건전성 부담금은 은행이 해외에서 달러를 짧게 빌려올 때 떼는 수수료인데, 그 면제를 연장했다는 것은 단기 달러 차입을 막아 두었던 브레이크를 풀었다는 뜻이다. 외환 공동검사는 결이 다르다. 여러 기관이 함께 기업의 불법 외환거래를 들여다보는 것인데, 수출 기업 쪽에서는 달러를 쟁여 두지 말라는 압박으로 읽힌다. 앞의 둘은 달러 공급을 늘리는 조치이고, 마지막 하나는 이미 벌어 둔 달러를 국내로 돌리라는 주문이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이번 원화 강세가 쌓아 둔 흑자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작인지, 외국인 매도가 멈춘 동안의 소강인지. 가릴 지점은 주식 자금이다. 외국인이 다시 큰 폭의 순매도로 돌아서는데도 환율이 버티면 흑자가 실제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 된다. 매도가 재개되자마자 환율이 되밀리면 이번 강세는 유출이 멈춘 동안의 소강이었던 것이 된다. 금리를 올렸지만 실질금리는 아직 마이너스다. 환율을 떠받치는 힘의 상당 부분이 시장이 아니라 당국의 주문에서 나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강세는 무엇이 좋아졌는가보다 무엇이 멈췄는가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채점 대기8월 외국인 주식 수급과 환율로 채점한다. 외국인이 다시 큰 폭 순매도로 돌아섰는데도 8월 말 환율이 1,450원 아래를 지키면 흑자 유입으로, 매도 재개와 함께 1,500원 위로 되밀리면 소강으로 채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