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cks
1 SHARE
메르 (ranto28) · 2026-08-02 · 원문: KO

SK하이닉스 딱 1주가 하한가에 팔렸을 뿐인데 960개 계좌가 청산된 이유는 뭘까?

Stacks 앱에서 보기 → 원문 보기 ↗

24시간 무인 자동으로 돌아가는 카지노가 온체인 무기한선물 거래소이고, 이런 카지노중 한곳이 하이퍼리퀴드임.

960개 계좌 5,740만달러가 한국 장 시작후 2분만인 8시 2분경에 기계적으로 청산이 된 것임.

돈이나 목숨이 걸린 일도 사람의 판단이 중간에 들어가지 않고, 실시간으로 거침없이 진행되는 세상이 되고 있음.

메르 · 2026.08.02

7월 28일 오전 8시, SK하이닉스 1주가 127만2000원에 팔렸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30% 가까이 낮은, 그날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낮은 값이었다. 1주는 곧바로 체결됐고 주가는 이내 170만원대로 돌아왔다. 한국 증시에서는 이것으로 끝난 일이다.

SK하이닉스 1주 하한가 체결이 830억원 규모 가상자산 선물 청산을 불렀다 (서울경제 영문판, 2026-07-30)
출처: en.sedaily.com

서울경제는 이 1주가 한국거래소가 아니라 넥스트레이드의 개장 전 시간대에서 체결됐다고 전했다. 이후 주가가 170만원대를 회복해 국내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 1주는 왜 하필 8시에 팔렸나

여기서 시간이 중요하다. 한국거래소의 정규장은 9시에 열린다. 2025년에 문을 연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 말고도 같은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만든 또 하나의 시장인데, 8시부터 8시 50분까지 개장 전 시간대를 따로 돌린다. 그러니까 그 1주는 한국 주식이 하루 중 가장 얇게 거래되는 첫 시간에 체결됐다.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거의 없는 구간에서 나온 값 하나가, 그날의 기준값이 됐다.

그 값을 누가 받아 갔나

SK하이닉스에 돈을 거는 시장은 한국 밖에도 있다. 만기가 없는 선물, 무기한선물이다. 실제 주식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오른다 내린다에만 돈을 거는 상품이라, 그 나라 거래소에 상장돼 있든 아니든 어디서나 판을 열 수 있다. 이런 판이 열리는 곳 중 하나가 하이퍼리퀴드다. 회사가 직원을 두고 돌리는 거래소가 아니라, 미리 짜 둔 프로그램이 정해진 규칙대로 스스로 돌아가는 구조다. 판을 여는 쪽은 따로 있다. SK하이닉스 판은 trade.xyz라는 곳이 열었고, 값을 어디서 가져올지도 그쪽이 정했다. 그들이 고른 곳이 넥스트레이드였다.

5%만 빠져도 정리되는 자리

판을 연 쪽이 정한 규칙 하나가 레버리지 10배 허용이다. 내 돈 100만원으로 1000만원짜리 베팅을 걸 수 있다는 뜻이다. 레버리지에는 유지증거금이라는 선이 있다. 원금이 그 선 아래로 내려가면 거래소는 기다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포지션을 정리한다. 10배에서 그 선은 5% 수준이라, 값이 5%만 빠져도 청산이 시작된다. 기준값은 1127.90달러에서 917.25달러로, 약 18.7% 내려앉았다. 5%면 끊기는 자리에서 18.7%가 빠졌으니 결과는 하나뿐이었다.

하이퍼리퀴드, 가격 이상으로 발생한 5700만달러 SK하이닉스 무기한선물 청산을 설명하다 (BeInCrypto, 2026-07-28)
출처: beincrypto.com

하이퍼리퀴드는 자신들은 기반만 제공하고 값을 가져오는 규칙은 판을 연 쪽이 정한다고 선을 그었다. trade.xyz가 걸어 둔 안전장치는 한 번에 10%까지, 한 차례 재설정을 더해 최대 19%까지만 움직이게 하는 것이었다. 실제 움직임이 그 한도 안에 있었으므로 장치는 설계대로 작동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설계대로 작동했다는 말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960개 계좌에서 5740만달러가 청산됐고, 실제 손실은 1730만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반대편에서 하락에 걸어 둔 100개 계좌도 1080만달러가 자동으로 줄었다.

사고는 났는데 책임은 어디에 있나

판을 열려면 하이퍼리퀴드에 50만 HYPE, 2740만달러어치를 맡겨야 한다. 검증에 참여하는 쪽이 표를 던지면 이 예치금을 태울 수 있다. 그런데 태운 돈이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trade.xyz가 강제청산으로 생긴 손실을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혔고, 값을 계산하는 방식도 고치겠다고 했다. 다만 그것은 규칙이 강제한 일이 아니라 그쪽이 스스로 고른 일이다.

그래서 무엇으로 가릴까

결국 질문은 하나다. 이번 일이 판을 연 한 곳의 설정 문제인지, 이런 시장이 계속 안고 갈 성질의 것인지. 가릴 지점은 값을 어디서 가져오느냐다. 개장 전 얇은 시간대의 체결가 하나를 그대로 받는 방식이 남아 있으면 같은 일은 다시 난다. 여러 시장의 값을 섞거나 일정 시간의 평균을 쓰는 쪽으로 바뀌면 이번은 한 곳의 설정 문제였던 것이 된다. 한국 증시에서는 1주가 체결되고 끝난 일이었다. 같은 값이 국경 밖에서는 2분 만에 960개 계좌를 정리했다. 어느 거래소에 상장돼 있느냐와, 그 주식의 값이 어디까지 흘러가느냐는 이제 다른 문제다.

세 줄 요약

그 후 어떻게 됐나

채점 대기trade.xyz가 밝힌 대로 8월 말까지 값 계산 방식을 단일 시장 체결가에서 복수 시장 혼합이나 일정 시간 평균으로 바꾸면 한 곳의 설정 문제로, 방식이 그대로면 이런 시장이 계속 안고 갈 구조로 채점한다.

이 필진의 기록

3910방향성 콜8강세2약세2적중0빗나감
전체 기록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