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그 셋을 다 가지고 있었다.
그의 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비유동성과 레버리지, 집중의 무게에 눌려 지난주 무너졌다.
무너진 운용역들이 새 자금을 쉽게 모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7월 한 달에 67%를 잃은 펀드의 올해 성적이 아직 플러스 80%다. AI 인프라 종목에 집중 투자하던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가 투자자에게 보낸 편지에 적힌 두 숫자다.
편지에서 아셴브레너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보다 원금이 영구히 훼손되는 쪽에 더 가까이 갔다"고 썼다. 같은 편지에 따르면 펀드는 블록딜 한 번으로 빌린 돈을 전부 걷어냈고, 공매도 포지션도 모두 닫았다.
마크 루빈스타인은 이 사건을 스티브 코언이 2021년에 말한 세 가지로 설명한다. 유동성, 레버리지, 집중이다. 하나만 있으면 넘어갈 수도 있고, 둘이면 위험하고, 셋이 겹치면 공동묘지 옆에서 휘파람을 부는 격이라는 말이다. 셋을 하나씩 풀면 이렇다. 유동성은 팔고 싶을 때 값을 크게 깎지 않고 팔 수 있느냐다. 레버리지는 내 돈 위에 남의 돈을 얼마나 얹었느냐고, 집중은 그 전부가 몇 개 종목에 들어가 있느냐다. 셋이 겹치면 값이 조금만 밀려도 팔아야 하고, 팔면 값이 더 밀리고, 몇 종목에 몰아 두었으니 그 손실이 한자리에 전부 떨어진다. 루빈스타인이 전한 7월 성적은 이렇다. 미국에 상장된 롱 포지션 29개가 한 달 평균 21% 내렸고, 어도비 같은 숏 포지션은 오히려 26% 올랐다. 여기에 3~4배 레버리지가 얹혀 펀드 전체가 67% 내려앉았다. 앤스로픽처럼 상장되지 않은 지분을 빼고 상장주식만 보면 낙폭이 85% 안팎이라고 한다.
쿼츠는 이 펀드가 최대 400%까지 빌린 돈을 썼고, 7월에 SK하이닉스와 코어위브, 네비우스, 샌디스크, 마이크론이 각각 35% 넘게 빠졌다고 전했다. 값이 얼마나 빠졌는지보다, 그 종목들이 서로 다른 회사가 아니라 사실상 같은 이야기에 걸린 회사들이었다는 점이 집중에 해당한다.
편지에는 시장이 이 펀드의 사정을 알아챈 과정도 적혀 있다. "우리와 공개적으로 엮인 종목들에서 점점 불리한 거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문장이다. 아셴브레너는 이것을 뱅크런에 빗댔다. 취약함이 다시 취약함을 부른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 목록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원문에 적혀 있지 않다. 미국에서는 상장주식을 1억달러 넘게 굴리는 기관이 분기마다 보유 내역을 13F라는 서식으로 공시해야 한다.
7월 시점의 보유 내역은 공시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시장이 '이 펀드의 종목'이라고 부른 목록은 공시가 아니라 보도와 추측에서 나왔다는 뜻이다.
2026-08-03 조회 · SEC EDGAR (Situational Awareness LP, CIK 0002045724)
확정된 목록이 없으면 시장은 넓게 짐작하기 쉽다. 짐작이 넓어질수록 미리 팔리는 종목도 같이 넓어진다.
루빈스타인이 이 글에서 실제로 다루는 것은 붕괴가 아니라 그 다음이다. 트레이더 존 아놀드는 사람을 뽑을 때 "과거 블로업 횟수의 최적값은 1회"라고 여겼다고 한다. 크게 한 번 깨져 본 사람이 그런 적 없는 사람보다 낫다는 뜻이다. 기록도 그쪽을 가리킨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은 2008년에 55%, TCI의 크리스 호른은 같은 해 43%를 잃고도 살아남았다. 1998년 LTCM이 무너진 뒤 존 메리웨더가 새로 만든 펀드는 27억달러까지 커졌다.
한 달에 67%를 잃은 운용역에게 다시 돈이 갈 리 없다. 이 정도 사고는 커리어의 끝이다.
기록을 보면 크게 무너진 매니저들이 오히려 쉽게 자금을 다시 모았다. 시장은 그 경험을 자격에 가깝게 친다.
같은 사건을 실패로 보느냐 수업료로 보느냐에서 갈리고 있다. 다만 루빈스타인이 가장 닮았다고 꼽은 선례는 성공담이 아니다. 20년 전 아마란스 어드바이저스다. 그 펀드도 여러 인수 후보를 거친 끝에 시타델이 받아 갔고, 스타 트레이더는 일을 맡은 지 2년밖에 안 된 사람이었다. 몰락 한 달 전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이 그의 집으로 기자를 보내 인물 기사를 실었다. 아셴브레너도 6월에 같은 신문의 인물 기사에 실렸다. 아마란스의 트레이더가 새로 세운 펀드는 8억달러를 약정받고도 끝내 출범하지 못했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이번 일이 한 운용역의 사고였는지, AI 인프라 종목에 몰린 돈 전체의 구조 문제였는지. 가릴 지점은 레버리지가 사라진 뒤의 성적이다. 이 펀드는 이제 빌린 돈 없이 상장주식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같은 종목을 들고도 성적이 버티면 7월의 낙폭은 빌린 돈이 만든 것이었고, 빌린 돈 없이도 밀리면 종목 선택 쪽이 문제였던 것이 된다. 67%와 80%는 같은 펀드의 같은 해 숫자다. 한 달 만에 원금의 3분의 2가 사라지고도 연초보다 위에 있다는 것은, 그전까지 얼마나 크게 벌고 있었는지를 같이 보여준다. 빌린 돈은 버는 속도와 잃는 속도를 같은 배수로 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