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기업들은 2026년 2분기 들어 지금까지 실적 예상치를 평균 +27% 웃돌고 있으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분기가 될 궤도에 있다.
블룸버그 AI 밸류체인 지수는 그보다 더 큰 폭인 +71%로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S&P500 기업이 실제로 낸 이익은 증권가 예상치보다 31.4% 많았고, 이는 팩트셋이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이다. 그런데 같은 자료의 바로 다음 대목에 단서가 붙어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두 곳을 빼면 이 숫자는 9.2%로 내려간다.
S&P 500 실적 시즌 업데이트 2026년 7월 31일 (팩트셋, 2026-07-31)사상 최대라는 서술은 방향이 맞다. 다만 같은 자료가 그 기록이 두 회사의 영업 외 이익에서 나왔다고 함께 적고 있고, 두 회사를 빼면 9.2%다. 9.2%도 과거 평균보다 높지만,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분기'와는 다른 이야기다.
2026-08-03 조회 · FactSet Earnings Insight (2026-07-31, 발표 완료 61% 기준)
두 회사가 적어 낸 이익의 큰 몫은 물건을 팔아 번 돈이 아니다. 들고 있던 지분의 장부 가격이 오른 것이다. 아직 팔지 않은 자산의 값이 오르면 그 차이를 그 분기의 이익으로 적게 되어 있는데, 이것을 평가차익이라고 부른다. 현금은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순이익 숫자는 커진다. 회계 규칙이 그렇게 적도록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집에 걸어 둔 그림값이 올랐다고 해서 그해 월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 회계는 그 상승분을 그해 이익 칸에 적는다. 아마존은 앤스로픽 지분에서 세전 534억달러를 이런 방식으로 이익에 얹었다. 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274억달러였다. 영업으로 번 것보다 지분 값이 오른 쪽이 두 배 가까이 컸다는 뜻이다.
알파벳도 구조가 같다. 앞서 다룬 카드에서 확인했듯 알파벳의 세전 평가차익은 990억달러였고, 스페이스X와 앤스로픽 지분에서 나왔다. 두 회사가 값이 올랐다고 적은 지분 가운데 앤스로픽이 겹친다.
반은 맞다. 반도체와 클라우드처럼 AI 수요를 실제 매출로 받아 낸 기업들의 실적은 이번 분기에도 좋았다. 다만 지수 전체의 서프라이즈 기록을 만든 것은 그쪽이 아니다. AI 회사 지분을 들고 있던 두 회사의 장부 가격이었다.
AI에 노출된 기업들이 전례 없는 실적을 내고 있다. 예상치를 27% 웃돈 서프라이즈가 그 증거다.
기록의 대부분은 알파벳·아마존의 영업 외 이익이다. 두 회사를 빼면 9.2%로, 높긴 해도 전례 없는 수준은 아니다.
두 읽기 모두 실적이 좋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갈리는 지점은 그 이익이 제품을 팔아 번 것이냐, 들고 있는 AI 회사 지분이 비싸졌다는 장부상의 기록이냐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이번 기록이 AI가 만들어 낸 이익의 크기인지, AI 회사의 몸값이 매겨진 방식인지다. 가릴 자리는 다음 분기 숫자다. 앤스로픽의 기업가치가 다시 오르지 않으면 두 회사의 이번 이익은 반복되지 않고, 값이 내려가면 같은 회계 규칙이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순이익을 깎는다. 두 회사를 뺀 9.2%가 다음 분기에도 남아 있으면, AI 수요가 실제 매출로 들어오고 있다는 쪽이 확인된다. 기록 자체는 사실이다. 다만 그 기록을 만든 것의 3분의 2가량은 팔지 않은 지분의 값이다. 같은 규칙으로 적은 숫자는 같은 규칙으로 지워질 수도 있다.
채점 대기2분기 전 종목 발표가 끝난 뒤 팩트셋 최종 집계에서 알파벳·아마존을 제외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10%를 넘으면 hit, 밑돌면 miss로 채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