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삼성전자는 2027년 D램·HBM 생산능력을 이미 다 팔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7년이 메모리 부족이 가장 심한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짚었다.
생산능력이 이미 다 팔린 상황에서 2027년 초중반에 메모리 '공급과잉'이 온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027년에 쓸 D램과 HBM 물량이 예정보다 먼저 다 팔렸다. 디지타임스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전한 내용이고, 낸드는 이달 안에 예약이 다 찰 것으로 보고 있다.
2027년 모듈 업체가 받을 D램은 올해의 30% 수준까지 줄 수 있다, Apacer 대표 (Tom's Hardware, 2026-07-29)Apacer는 대만의 메모리 모듈 회사다. 완성된 칩을 사다가 막대 모양 제품으로 만들어 파는 쪽이라, 물량 배정 줄에서 늘 뒤에 선다. 이 회사 대표는 2027년에 모듈 업체가 받을 D램이 올해의 30% 수준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D램 생산능력의 60%가량이 서버로 가고 있어서, 남은 것을 소비자용 제품이 나눠 갖는 구조라는 것이다.

물건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누구에게 먼저 줄지가 정해졌다는 뜻이다. 메모리 회사들은 주문받은 양의 60~70%만 내주고 있다. 100을 달라고 한 회사가 65를 받는다. 먼저 채워지는 쪽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AI 기업이고, 스마트폰과 PC를 만드는 회사는 그다음이다. 모듈 업체는 그 뒤에 선다. Apacer 대표가 말한 30%는 그 줄의 맨 끝에서 본 숫자다. 여기서 한 가지가 더 딸려 온다. 아직 물량을 확정하지 못한 회사는, 지금 뛰어들면 이미 배정을 받은 회사들의 몫이 줄어든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서로 조용히 움직인다. 급하다고 말하는 순간 경쟁자가 몰려오기 때문이다.
이 구조에서 잘 보이지 않는 대목이 값이다. 배정 물량은 거의 확정됐지만, 실제 가격은 납품 시점에 가까워져야 정해진다고 한다. 사는 쪽은 물량을 잠갔지만 값은 잠그지 못한 셈이다. 평소 계약이라면 물량과 값을 같이 묶는데, 지금은 파는 쪽이 값을 뒤로 미룰 힘을 갖고 있다. 2027년 원가를 지금 계산해야 하는 완제품 회사 입장에서는, 확보한 물량 자체가 안심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원문은 D램과 낸드를 한 줄에 놓고 다 팔렸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갈린다.
D램은 2년 더 부족하고 낸드는 공급 과잉으로 기운다, 트렌드포스 전망 (TechTimes, 2026-07-31)트렌드포스는 7월 30일 전망에서 D램 수급이 2027년까지 더 나빠진다고 봤다. 반면 낸드는 2027년에 수급이 남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V8 321단, 삼성전자 V9 290단대, 키오시아 BiCS10 332단처럼 층을 더 쌓은 제품이 나오면서 같은 공장에서 나오는 용량이 늘기 때문이다.
다 팔린 물건을 두고 내년에 남아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부족이 더 심해지는 국면이다.
D램은 맞다. 낸드는 층을 쌓아 용량이 늘어 2027년 하반기에 남을 수 있다.
같은 완판이라는 사실을 두고 D램만 보느냐 낸드까지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갈린다.
D램은 두 읽기가 다투지 않는다. 다투는 것은 낸드다. 트렌드포스도 단서를 달았다.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퍼져 대화 기록을 저장장치에 쌓기 시작하면, 늘어난 낸드 용량이 그대로 소화될 수 있다. 그러면 남는 쪽으로 돌아서는 일은 오지 않는다. 2027년 하반기 낸드 수급이 남는 쪽으로 돌아서면 지금의 완판은 D램만의 이야기였던 셈이고, 계속 모자라면 메모리 전체가 한 방향으로 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사는 쪽이 값을 잠그지 못한 채 물량만 쥐고 있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
2026-08-04 조회. 배정 비율과 층수는 각 보도 시점 기준이고, 2027년 수급 전망은 트렌드포스 7월 30일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