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X-FAB이 "800볼트, 광통신, CPO에 노출이 0"이라고 자신 있게 약세론을 펴던 애널리스트와 사람들은 그냥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의 매출 숫자는 그만큼 인상적이지 않다.
X-FAB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1억9,98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 줄었다. EBITDA는 3,360만달러로 35% 줄었고, 분기 순손실은 1,483만달러다. 이 분기에서 확인된 것은 지금 버는 돈이 아니라 2028년에 어디에 서 있느냐였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로 2% 늘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줄었고, 이익 쪽은 더 크게 밀렸다. 영업이익은 210만달러로 1년 만에 90% 줄었다. 지금 실적으로만 보면 좋게 읽을 구석이 없는 분기다.
2026-08-03 조회 · X-FAB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파운드리는 설계를 받아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 주는 회사다. 가장 잘 알려진 곳은 휴대폰과 인공지능 칩을 만드는 최첨단 파운드리지만, X-FAB은 그쪽이 아니다. 이 회사는 아날로그와 전력용 반도체를 만든다. 전기를 켜고 끄고 방향을 바꾸는 칩, 빛과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칩 같은 것들이다. 주된 고객은 자동차와 산업 설비이고, 그 시장이 지금 부진하다. 매출이 줄어든 자리가 여기다.
발표에는 실적과 별개로 세 가지가 들어 있었다. 탄화규소 설계 수주 세 건, 데이터센터용 설계 수주 여러 건, 그리고 광통신 반도체의 양산 시점을 2028년으로 유지한다는 문장이다. 탄화규소는 실리콘보다 높은 전압을 견디는 재료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방식이 800볼트로 올라가면 기존 실리콘 소자로는 감당이 어려워져 이 재료를 쓰게 된다. 회사가 이 전환을 자기 사업의 호재로 짚은 것이 이번 발표의 내용이다. 광통신 쪽도 같은 자리다. 서버와 서버를 잇는 선이 구리에서 빛으로 넘어가면 그 빛을 다루는 칩을 누군가 만들어야 하고, X-FAB은 그 생산을 2028년으로 잡고 있다.
2분기 실적은 자동차와 산업 설비가 만든 숫자다. 설계 수주와 2028년이라는 시점은 데이터센터가 만든 이야기다. 설계 수주는 매출이 아니다. 고객이 우리 공정으로 칩을 만들기로 정했다는 약속이고, 그 칩이 실제로 팔리기까지 보통 2~3년이 걸린다. 그래서 이번 분기의 숫자와 이번 분기의 소식은 서로 다른 해를 가리킨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지금의 부진이 전환기를 건너는 비용인지, 새 수요가 와도 이 회사 몫은 크지 않은 것인지. 가릴 지점은 2027년이다. 탄화규소 설계 수주 세 건이 2027년 매출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건너가는 중인 것이고, 그때도 매출이 자동차와 산업 설비에만 매여 있으면 데이터센터 이야기는 발표 자료에만 있던 것이 된다. 3분기 안내는 매출 1억9,500만~2억500만달러, EBITDA 이익률 17~20%다. 이번 분기의 16.8%보다 위를 보고 있으니, 회복이 시작됐는지는 다음 분기 숫자에서 먼저 드러난다.
채점 대기2027년 분기 실적으로 채점한다. 탄화규소와 데이터센터 설계 수주가 매출 증가로 나타나 전년 대비 성장으로 돌아서면 전환을 건넌 것으로, 2027년에도 매출이 자동차·산업 설비 부진에 묶여 있으면 데이터센터 노출은 실적에 닿지 못한 것으로 본다.